소식좌(小食座)
최근 미디어를 통해 ‘소식좌’ 라는 단어를 많이 접해보셨나요? ‘소식좌’란 음식을 적게 먹는다는 뜻의 ‘소식(小食)’과 어떤 일의 탁월한 능력을 갖춘 장인이란 뜻을 지닌 ‘좌(座)’가 붙어서 만들어진 신조어입니다. 간략히 말해서 적게 먹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송 매체를 통해 연예인들이 평소 자신이 먹는 양만큼 먹거나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식좌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코드쿤스트는 바나나 한 개로 끼니를 때우고, 박소현과 산다라박은 김밥 한 줄을 혼자서 못 먹는 모습을 비추었습니다. 주우재 또한 무표정으로 도넛을 천천히 먹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들은 마냥 적게 먹는 사람들만 소식좌를 일컫는 게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적게 먹는 사람도 소식좌를 뜻함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처음 이 단어를 접하였을 땐 적게 먹는 사람들을 그저 신기해하고 놀라워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처럼 적게 먹는 사람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면서 소식좌 콘텐츠는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기존엔 대량의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는 먹방이 유행했었지만, 현재는 적게 먹는 사람들도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변화된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람들의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형태로 먹는 방식, 먹는 습관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소식좌 먹방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기존 먹방에 대한 익숙함과 지속되는 콘텐츠로 피로감을 갖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중들의 건강과 환경에 대한 늘어난 관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와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등으로 경기가 침체되었고 물가가 오르면서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필요한 만큼만 알뜰하게 소비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적게 먹으면서도 충분한 효율을 내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소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습니다.
이전부터 1인 가구 수가 증가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가치소비가 확산되면서 미니멀을 추구하는 소비 트랜드는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폐기물이 전혀 발생되지 않는 것,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권장하고, 환경과 건강을 위협하는 폐기물을 배출하지 않는 생산과 소비를 통해 자원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춘 원칙입니다.
제로웨이스트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개인 용기에 음식 포장하기, 휴지 대신 손수건 이용하기,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등이 있습니다. 트렌드의 변화에 더불어서 소비 트렌드가 만들어낸 다양함이 확산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음식을 즐겨 먹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음식을 많이 먹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무조건 적게 먹거나 간헐적 단식을 한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면역 체계가 무너져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에 비춰진 대식좌, 소식좌 먹방을 따라서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양으로 좋아하는 음식을 즐기면서 먹는 건 어떨까요?